[스크랩] 길에서 만난 사람들 -하종강
하종강이 만난 진짜 노동자,라는 작은 제목이 붙은 이 책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조금 상투적일 수 밖에 없는 표현이 거슬리지만 그들은 물질과 권력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자들이 아닌 자신들의 삶과 실천을 통해서 세상을 움직여 나가는 사람들이다.
하종강은 이 책에서 쉰 명이나 되는 노동자, 농민 활동가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거기에는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오랜 세월을 감옥에서 살다나온 강용주의 이야기도 있고 인천지역에서 남다르게 활동을 하고 있는 홍현웅 신부의 이야기도 있다. 간혹 내가 아는 분들의 이야기도 있어 반갑게 읽었다.
하나같이 눈물겨운 사연들이 담겨진 이야기다.
그들의 삶은 자신들을 위해서 살아온 것보다는 다른 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보다 나은 노동현장을 만들기 위해서 모순에 대항하는 정의로운 삶이었다. 때로는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기도 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며 싸웠다.
그 싸움이 여전히 진행형임은 물론이다.
짐작하건데 그들의 싸움은 평생동안 이어질 것이다. 아들 전태일을 가슴에 묻고 40년 가까이 아들의 삶을 대신 살아오신 이소선 어머니의 삶처럼...
글쓴이 하종강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어디에서든지 중심에 서지 못하는 사람, 투쟁의 끝트머리쯤에 겨우 참여했다가 전투경찰에 �겨 골목에 숨어 두려워 떨었던 사람,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고 화려한 조명을 받을 일도 없지만 그들은 진정 우리 사회의 주역인 사람들이다.
굳이 하종강이 사족을 달지 않아도 나는 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온 사람들이고 앞으로도 이끌어 나갈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언제나 길위에서다.
하나같이 그들의 얼굴이 맑고 깨끗하다. 얼굴은 그 사람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종강은 인터뷰 말미 이야기에서
올바른 뜻을 위해 자신의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한 사람들이 어쩌면 하나같이 경제적으로 궁핍한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말이다. 성경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의 명제'," 굶주림이 발길을 진리로 향하게 한다"라는 말은 진리다.
라고 쓰고 있다.
그가 느낀 진리는 사실이다. 그래서 또한 그들이 세상을 움직일 것이란 확신또한 든다.